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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ew article 2014/03/19  
         name          이대
subject 지난 8개월

지난 8개월


작년 7월부터 지금 2014년 3월까지 8개월 간 나에게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를 둘러싼 상황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군대를 졸업… 이 아닌 제대를 한 2008년 5월부터 2013년까지 5년동안 변한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변화였다. 그 변화 덕분인지 때문인지 나는 이 곳에 아무 게시물도 업로드하지 못했다. 하긴 따지고 보면 게시물번호 225번부터 229번까지 다섯 개의 글이 추가되었으므로 아무 것도 올리지 못한 건 아니구나. 하지만 그 게시물들은 이전까지 올린 게시물들과는 달리 일정한 ‘목적’하에서 쓰고 또 올린 거였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는지, 하고 쓰려다 보니 226번 게시물은 또 다르구나. 여튼 8개월 간 큰 변화들이 있었으며 그 변화들로 인해 정신차릴 틈이 없어 제대로 된 업로드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 게시물은 그 8개월 간을 정리하는 의미로 적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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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있는 한국잡지교육원 이라는 곳에서 3개월 간 잡지기자 교육을 받고, 수료 직후 한 잡지사에 취직했(었)다. 정말이지 내가 인복이 좋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 정말 틀린 말은 아닌 게 한 번의 취직과 한 번의 이직은 엄밀히 말하자면 전부 내 주변 사람들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취직으로 연결된 잡지교육원에서의 교육은 작년 3월부터 시작했던 취업스터디(?) 스터디원이 귀띔해 줘서 지원했던 것이다. 만약 그 스터디원의 귀띔이 업었다면 정보 수집에는 젬병인 내가 잡지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기는커녕 잡지교육원이라는 기관이 이 넓고 넓은 세상에 있는 줄도 몰랐을 게 뻔한 일이다. 교육 막바지 면접을 통해 입사한 회사는 경제전문 주간지로, 말하자면 내가 정말로 가고 싶지 않았던 신문사와 마찬가지인 잡지사였다. 인턴 기간이 6개월 이었는데 억지로 참고 하기가 너무 힘들어 세 달 정도 다니고 그만뒀다. 내 성향과 정반대인 경제잡지와 회사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 정도가 지난 2월에는 민지의 취업알선사이트 탐방 후 추천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인 펫러브에 면접을 봤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전문 잡지라길래 ‘흠… 뭐 그런가보지’하는 생각밖에는 없었는데 서점에 가서 회사 잡지인 <매거진 C>와 <매거진 P>를 들춰보았는데 아니 이게 웬걸, 정말로 내가 딱 바라고 있던 감성잡지더라. 이래서 내가 인복이 있다는 거라니까… 잡코리아를 통해 원서를 넣고 포트폴리오도 올리고 기다리던 중에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러 갔었다, 가 아니라 왔었다 가 더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드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이니까. 그런데 인연이라는 게 신기하고도 방기한 것이 대표님의 면접 첫 질문이 “지금 반려동물 기르고 있어요?”하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안기르고 있다고 대답했더니 당연히 기르고 있을 줄 알고 면접에 부르셨다고… 대표님은 내가 자기소개서에 썼던 첫 문장인,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가 기르던 장수 고양이에 대한 문장만 보구서 나에게 연락을 하셨다는 말씀이셨다. 어찌 됐든 면접에는 합격을 해서 지금도 열심히, 아침이면 여섯시 반에 일어나 한시간 반쯤 지하철을 타고서 출근하는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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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하고 이직을 한 것이 첫 번째와 두 번째 변화라면 세 번째 변화는 민지를 만난 것이라 하겠다. 민지는 잡지교육원에서 만난 친구다. 잡지교육원에서 교육받던 3개월 내내 점심시간이면 교실 옆의 휴게실에서 미리 싸 온 점심을 대여섯 명의 교육생들과 함께 먹곤 했는데 그 자리에 항상 민지도 있었다. 그리고 그 점심식사 자리에서 민지는 언제나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자리의 중심에 있었다. 다들 민지보다 한두살씩은 나이가 많아 항상 존댓말은 하면서도 자리의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 어찌 보면 내 중학생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 모습의 민지에게서 뭔지 모를 매력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그녀와 몇 번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귀게 된 건 잡지교육원 수료 후의 일이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속해 있던 잡지교육원 3기생들 가운데 성사된 커플은 두 커플이건만 두 커플의 남자는 한 명이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민지와 만나기 시작한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약 반 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하고 많은 곳에 가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무엇보다도 많은 술을 마셨다. 나는 어째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술을 못 마시는 여자보다는 술을 잘 마시는 여자에게서 훨씬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어쩌면 그건 내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함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의 반감에서 온 성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성향은 술을 잘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민지의 조금은 자유로운 성격으로부터도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민지는,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내가 대답하곤 하는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여성이며 ‘비(非)보편적인’ 여성이다. 한없이 보편적이기만 한 나 같은 남자와는,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으며 그게 바로 내가 민지를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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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노란색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못했던 8개월 간에 있었던 큰 변화는 이 두 가지로 정리될 것 같다. 정말로 사회인이 되었다는 것과, 미래를 함께 바라볼 친구가 생겼다는 것. 다시 벽돌을 쌓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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