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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ew article 2006/07/01  
         name          이대
subject 논산에서의 4주, 천안에서의 4주 – 정리를 시작하며

논산에서의 4주, 천안에서의 4주 – 정리를 시작하며


입대한지도 벌써 12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12주라는 시간은 참 묘한 범위의 시간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헛, 벌써 그렇게나 긴 시간이!’하고 생각되어지기도 하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뭐, 아직 그 정도밖에 안 지났군’하고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입대일로부터 12주라는 시간을 지냈고, 그 12주라는 시간은 논산에서의 4주와 천안에서의 4주, 그리고 여기 소방서에서의 4주로 나누어 진다. 이제 진짜 군 생활 2년을 보내야 하는 이 곳 당진소방서에서 4주를 보낸 지금, 나는 무언가 또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다.

나에게 있어 이와 같은 ‘정리의 글’이란 비유하자면 캔버스에 그림을 정착시키는 정착제와도 같은 것이다. 생활을 정리하는 이런 정리의 글은, 나의 생활을 살아진 시간, 이 아닌 살아낸 시간으로서 나의 삶에 정착시키는 데 그 어떤 것보다 큰 도움이 되어 준다. 정착되지 못하고 붕 떠서 살아지고 있다는 기분은 정말 견뎌내기 힘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입대 전에 작성했던 2월과 3월의 일주일 정리글들도 그런 부분에서 내게 큰 도움이 되었던 듯 싶다.

논산과 천안에서의 생활을 정리해 보고자 하는 것도 물론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그 장소들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시간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이 글 안에 말끔히 정리해 적어두고(물론 기록될 부분은 일각이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내 자신 안에서는 이제 치워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그 만큼의 것들을 치워 버리고 그 비워진 공간만큼의 여유를 갖고 싶기 때문이다. 새로운 2년을 시작해야 하는 나를 위해 지난 학년에 쓰던 노트의 앞 장 몇 페이지를 이왕이면 뜯어 따로 보관하고 새 노트의 기분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버릇인지 나쁜 버릇인지 쉽게 판단할 순 없지만, 난 사실 정리를 상당히 좋아한다. 일단 정리를 하고 나면 정리한 것들은 항상 안에 품고 있지 않아도 된다. (말하자면 백업으로 쓰는 외장하드 같은 것? <- 오옷 상당히 적절한 비유) 또한 정리되지 못하고 내 안에 남아있는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든 소화시켜 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지금, 아무래도 정리되지 못한 그 8주의 시간들이 내 안에 가득 남아 나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뒤로부터의 압박을 받는 것이다. 현재와 앞으로의 생활을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과 또 지난 그 시간들을 소화시켜내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

그런 이유에서 나는 그 시간들을 정리해 보려는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 짓고 나면 내 안에 그 만큼의 여유가 생기고, 또 그 여유를 가지고 좀 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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