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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지속의 문제 2017/06/07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내가 글 쓰는 레벨이 아직 한참 낮았던것 같아요. 스물 아홉 살이 될 때까지 글을 쓴 경험이 전혀 없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뜬금없이 써서 상을 받고 작가가 되고, <1973년의 핀볼>을 써서 나름대로 주목을 받고, 책도 어느정도 팔렸던 건데, 그 시점에는 본래 내가 가진 능력을 20%나 25%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좀더 만족할 만한 것을 쓰고 싶어서, 가게(재즈카페 ‘피터 캣’)를 접고 도쿄를 떠나 집중해서 <양을 둘러싼 모험>을 썼습니다. <양을 둘러싼 모혐>에서 45%에서 50% 가까이까지 힘을 쏟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부족했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가까스로 60% 정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전신인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단편)은 완성도가 30% 정도였으니까, 몇 년 사이에 그걸 60% 정도까지 끌어올린 거예요. <노르웨이의 숲>은 70% 정도였을까요. 그래도 아직 한참 낮죠. 물론 퍼센티지가 낮아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때는 그때대로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런 작품이 생겨날 필연성 비슷한 것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젊은 작가로서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작가 본인은 좀 더 제대로 근력이 붙으면 더 만족스러운 작품을 쓸 수 있겠구나 하는 걸 느낌으로 알지요.]

- 신쵸사, 생각하는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 롱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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